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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사진가 김원묵 과 함께한 1박2일의 출사중 들른 조계사.
대웅전 앞 커다란 나무에 걸린 연등이 마치 연체동물 문어의 다리와 흡사한데
작금의 권력과 배금, 그리고 색욕에 미친 승려들이 생각났던게 우연이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문어의 다리를 보고는 욕심의 화신으로 여겼다. 고려 공민왕 때 배원룡이라는 관리가 있었다.
능력이 뛰어났지만 처세에 능한 아첨꾼이었다.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염흥방에게 아부해 양아버지가 됐는데
양아들에게 집까지 선물하며 계림부윤이 됐다. 지금으로 치면 경주시장이지만 당시 경주는 경상도의 중심지였으니 권세가 훨씬 막강했을 것이다.
계림부윤이 된 배원룡은 백성과 어부를 괴롭히며 열심히 재물을 긁어모았는데 심지어 남의 집에 있는 쇠스랑까지 실어 자신의 집으로 날랐다고 한다.
그리하여 생긴 별명이 철문어부윤(鐵文魚府尹)이다. 쇠스랑의 모습이 문어와 닮았기 때문이라고 《고려사》에 적혀 있지만
탐욕스럽게 재물을 긁어모으는 모습에서 문어의 다리를 떠올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문어의 부정적 이미지는 지금도 유효하니
재벌이 부도덕하게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보고 문어발식 확장, 문어발 경영이라고 한다.
[출처 : 음식으로 읽는 한국 생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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